[评测] 《Anomalys》:难以替代的味道,被遗憾的收尾拖累
[리뷰] '아노말리스', 대체하기 어려운 맛을 발목 잡은 아쉬운 마감
택티컬 미소녀, '서브컬처 게임'이라는 말이 2010년 중후반에 본격적으로 떠오르기 전부터 서브컬처 팬들 사이에서는 꽤나 염원이었던 소재다. 100% 그렇지는 않지만, 대체로 서브컬처에 심취한 사람들은 밀리터리까지 섭렵하거나 혹은 그런 요소를 붙여보는 심리가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돌아봐도 소녀전선, 벽람항로 같은 작품과 그 전에 영향을 끼쳤던 일본발 다양한 모에화 작품들이 바로 생각날 정도로 수요와 작품은 꾸준했다.
여기에 1999년 세기말 감성과 2000년대 이후 인터넷의 발전으로 퍼진 도시전설이나 초자연이라는 소재도 코어한 팬들을 중심으로 굳건히 자리잡고 있다. 한창 뜨고 있는 SCP 재단부터 시작해, 그와 유사한 설정들이 여러 창작자들의 손을 거쳐서 꽃이 피지 않을까 기대되기도 했다. 한때 트위터에서 게임으로 언제 나오냐고 물었던 '유실물 총괄기구' 같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래서였을까, '아노말리스'는 빌리빌리 월드나 차이나조이 등 여러 행사에 출전했고, 그때마다 대기열이 상당했다. 그간 설정화나 컨셉 아트로, 혹은 다른 장르로만 주로 접했던 택티컬 미소녀의 초자연 탐사라는 로망을 본격적으로 담고자 한 작품이기 때문이었다. 얼핏 들어도 맛이 굉장히 강한 소재인 만큼 잘 다루기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아노말리스'는 꾸준히 완주하며 지켜보게 만들 무언가로 연성해냈다.
*본 리뷰는 사전 체험 빌드로 진행했습니다.

푹 빠지게 만드는 컨셉, 이를 보조하는 이야기 속성을 빠르게 각인시키는 에피소드 배치, 맛이 강한 주인공의 '킥'

조금 이야기를 틀어보면, 택티컬 미소녀들이 총을 들고 진입해 괴물을 소탕하면서 이래저래 고생을 하는 타이틀은 소위 음지에서는 꽤나 여러 차례 등장했었다. 판타지, 페티시를 자극하기엔 너무도 좋은 소재와 상황들이 저절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부차적인 것 외에 본격적으로 세계관과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방향에 집중한 타이틀은 드물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애초에 이 계열 작품이 깊이 파고 드는 수고 대비 넓게 호응을 얻기는 어려울 정도로 마이너한 게 원인이겠다. 여담이지만, 택티컬 미소녀로 중국발 국내 서브컬처 붐을 이끈 우중 PD도 시중에 그런 작품이 없어서 본인이 빵집소녀부터 소녀전선 IP를 일궈왔다고 한 게 괜한 소리가 아니다.
'아노말리스'는 그렇게 굶주린 니즈를 절묘하게 포착했다. 그리고 이를 초반부터 능숙하게 풀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초자연물은 그 특성상 이런저런 고유 설정들이 덕지덕지 붙기 쉽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 부분은 최소한의 이해를 돕기 위한 수준으로만 소개가 된다. 물론 그렇게 설정을 파고드는 유저를 위해 도감은 충실히 준비되어 있지만, 이를 살펴보지 않아도 이해하는 것에는 무리가 없다. 그것보다는 이런 초자연 현상이 발생한 뒤 자행되는 초법적인 조치, 그리고 그 아래에서 구르면서 진상을 파헤쳐가는 대원들의 고충을 짧고 굵게 제시하면서 떡밥을 이어가고 있었다. 한 번 이계에 투입된 이후에는 어떻게 해도 외부로 못 나가게 격리되는 조사대, 이계의 기술을 어떻게든 활용해 사태를 돌파하고자 하는 연구자들과 이들을 이용해 이윤을 보려고 하는 정부 관계자와 기업 등등.



최근 영화 '백룸'의 흥행과, 그로 인해 여러 파생 유튜브들이 인기를 끌면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이 장르의 문법들이 '아노말리스'에도 고스란히, 그것도 이런저런 부연설명 없이 짤막하게 잘 담겨 있었다. 어느 순간 닥쳐온 이계라는 재앙과 그로 인해 인간이나 여러 생명체가 비정상적으로 변이되어 버린 '아노말리'라는 존재. 그것을 시시콜콜 설명하기 보다는 당장 눈에 보이는 재앙을 조사하고, 확산하지 않게 그 기점이 되는 랜드마크라는 걸 부수는 반복 작업을 거치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유저들이 받아들이게끔 구성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너무 담백한 이야기가 되기 쉽지만, 여기에 개성이 강한 주인공 '미나즈키 레오나'로 악센트를 더했다. 실제로 바람머리라는, 원래라면 활발한 미소녀계 캐릭터에게 주어지는 외형임에도 무미건조하고 시니컬한 성격으로 처음부터 강렬한 인상이었다. 그리고 보통 이런 초자연 조사대 같은 곳에 처음 오면 주인공이 당황해서 이를 케어하는 이야기에 시간을 쓰기 마련이지만, 레오나는 부모도 친부모가 아니라서 학교도 제대로 못 다니고 결국 가출한 뒤 거리를 방황하던 소녀라 그 케어 이야기에 템포가 많이 배분되지 않았다. 그리고 자칫 진부한 설명이 될 수 있는 부분도 레오나의 특이한 반응이 캐리, 딱딱하게만 흘러가는 분위기를 다소 풀어주는 효과도 있었다.




한편으로는 그런 레오나가 이계에 휘말리기 전, 유일하게 만난 친구 '아리사'의 존재를 조명하면서 시니컬함 사이에 자신이 신경을 쓰는 사람은 어떻게든 돕고는 싶어하는 인간적인 면을 짤막짤막하게 조명했다. 그래서 단순히 드라이한 조사대의 이야기로 그치지 않고, 더 큰 비하인드를 풀 것이라는 방향성을 미리 제시했다. 그렇게 차근차근 스텝을 밟는 과정에서 지리멸렬하게 이야기를 끌 법도 하지만, '아노말리스'는 그러지 않았다. 각 캐릭터의 속성은 에피소드들로 빠르게 푸는 식으로 이야기를 확실히 배치하고, 그 사이에서 이계 해결을 착착 끼워넣으면서 지루하지 않고 쭉 이야기를 풀게 만드는 템포를 구성했다. 메인 퀘스트만 빠르게 풀면 20시간, 사이드 스토리까지 하면 30시간 이상 가량 걸릴 분량이지만 체감 시간은 그보다 빠르게 느껴질 정도로 이야기는 막힘이 없었고, 이런저런 추측을 하면서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액기스만 뽑은 심플 이즈 베스트명료한 레벨 디자인으로 차근차근 풀어가는 재미

그렇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이 텍스트가 아닌, TPS 어드벤처인 만큼 과연 게임플레이를 어떻게 구성했나도 관건일 것이다. 보통 TPS하면 최근에 나온 여러 TPS 대작들이 떠오르겠지만, '아노말리스'는 고전적인 TPS 어드벤처의 구성을 취했다. 좀 더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그 옛날 바이오하자드4가 정립한 문법이 떠오른다. 복잡하지는 않지만 기믹을 활용하는 맛을 살린 퍼즐, 적당한 액션, 다양한 무기를 활용해 위험지역에서 생존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그 기본 재미가 심플하지만 확실히 갖춰졌기 때문이다. 물론 바이오하자드4에 비견된다 이런 얘기는 아니고, 그 옛날부터 확립된 기본 문법을 확실히 챙겼다는 뜻이다. 그래픽을 따지고 보면 리메이크 전 그 옛 바이오하자드4의 풍경이 떠오르기는 할 텐데, 그래픽 관련 부분은 뒤에 다룰 예정이니 조금 미뤄두겠다.
처음에 권총 한 자루만 들고서 백룸 같은 이계에서 튜토리얼을 했을 때는 별 느낌이 없긴 하다. 그렇지만 첫 지역, 병원에서부터 그 고전적인 레벨 디자인의 기본기 그리고 그 아쉬운 부분을 긁어주는 설계가 바로 체감이 된다. 무엇보다도 절묘한 것은 전투 구간과 세이브 구간의 배치였다. 보통 이런 장르는 전투하고 파밍을 하다 보면 인벤토리가 금방 찬다. 이를 강제로 처분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주요 포인트다.






이것저것 다 긁어모으다 보면 정작 필요한 아이템은 못 줍기도 하고, 그래서 이제 좀 안 쓰게 될 치료제 버렸다가 나중에 정말 아쉬워지는 일은 이런 장르의 게임을 하면서 한 번씩은 겪어봤을 것이다. 그게 묘미이기도 하지만, 템 파밍이 조금이라도 중요해지는 순간에 꽤나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아노말리스'는 아슬아슬하게 인벤토리가 꽉 찰 무렵에 그 다음 포인트가 등장하게끔 배치, 템을 이리저리 파밍하러 탐사하는 부담을 확실히 줄였다.
진행할수록 퍼즐이나 적의 기믹도 조건은 굉장히 간단하고 명료하게, 그러면서도 초자연과 엮어서 게임플레이와 설정적인 부분 모두 스무스하게 잘 넘어가게 한 것도 눈에 띈다. 일례로 응시자는 적이 자기를 보고 있지 않으면 빠르게 접근해서 HP를 빼앗는 아노말리다. 다만 자신이 응시되어서 비활성화될 때는 초현상 수치가 급증, 물리적으로 피해를 주지 못한다. 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근처에 있는 본체 그림을 찾아서 처치해야만 한다. 처음에는 단순히 좀비처럼 어슬렁거리던 아노말리만 보이다가, 그렇게 특수한 기믹을 가진 아노말리들이 등장하면서 초자연 속 생존을 위해 이리저리 고군분투하는 플레이가 무르익기 시작한다.



그 기반이 될 슈팅도 그럭저럭 준수했다. AAA급 슈팅 게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샷건과 스나이퍼 라이플은 총성과 반동이 상당히 잘 구현되어 있었다. 그리고 거대한 아노말리도 제대로 맞추면 일순 휘청거리는 반응이 오는 만큼, 쏘고 맞추는 그 쾌감과 손맛이 꽤나 준수한 편이었다. 여기에 여러 아티팩트를 붙이고 업그레이드를 더해 자잘한 적은 모잠비크 드릴 정도로 쉽게 처치해서 파밍하고, 거대 적들은 패턴을 차근차근 보면서 침착하게 약점을 쏘면서 빠르게 제압하는 맛도 있었다. 이런 플레이 루틴을 의식한 듯, 아티팩트에도 약점 타격 시 피해량 증가 종류가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 이런 설계는 조준 보정에도 들어가 있어서, 조준 보정을 쓰면 적은 잘 맞춰주지만 약점에는 정말 한 끗 차이 정도가 아니고서는 잘 적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익숙하지 않으면 일단 몸통 제압 사격으로, 좀 익숙해지면 조준보정을 풀고서 본격적으로 약점 파괴를 노리는 식으로 플레이를 유도했다.
그렇게 얻은 재료로 무기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물론, 변이 스킬을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아노말리스'의 또 다른 포인트였다. 아무래도 기반이 TPS인 만큼 액션이 다양하지는 않지만, 적의 어지간한 공격은 변이된 팔로 패링하거나 MP를 소모해 타격하는 정도는 가능했다. 패링 타이밍은 상당히 빡빡한 편이지만 시야에 적의 공격이 조금이라도 비추면 어지간해서는 발동하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이 몰려오는 적을 상대로 어떻게든 생존하고 넘어가게끔 해주는 원동력이었다. 그리고 점점 더 이계 기술을 많이 가져오면서 적을 일순 정지시키는 그래비티 스톰이나 바닥에서 이계의 물질이 튀어나오게 하는 광역기인 스파이크 등, 여러 스킬이 더해지면서 자칫 단조로워질 고전적 전투 템포에 변주를 주는 것엔 성공했다.
그렇게 손에 좀처럼 익지 않아도, 반복해서 도전하는 것도 무리가 없게끔 재도전도 잘 갖춰둔 것도 눈에 띈다. 특히 보스전에서 죽어도 처음부터가 아니라, 페이즈가 바뀐 시점부터 전개되는 만큼 종종 억지스러워 보이는 패턴에 그냥 좌절하지 않고 다시금 도전해서 깨게 만들도록 했다. 그래서 플레이 템포가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어설픔을 가리기 위한 레트로 감성감성으로 덮어도 삐져나온 최적화와 마감 문제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아노말리스'는 분명 엄청난 게임이어야 할 테지만, 척 보았을 때 그 정도 급이 아니란 것이 느껴졌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앞서 말한, 그 어눌한 그래픽 지분이 크다. 아무리 잘 쳐주고 싶어도 PS3 시절 그 무렵의 게임들이 떠오를 정도이기 때문이다. 다만 게임플레이에 실제로 들어가면 그런 부분들이 체감이 되지는 않는다.
또 이야기가 잠깐 새지만, 저예산 감독이나 개발자가 호러 작품을 만드는 이유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어둡기 때문에 좀 모난 부분이 있어도 가리기 쉽고, 공포를 느끼고 압박감을 받으면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어색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서는 초자연과 이계라는 설정까지 가미, 공간의 일렁거림이나 글리치로 이를 표현했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 진행할 때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소 낡은 디자인이나 허술한 텍스처도 오히려 1990년대에 이계에 휩쓸렸던 흔적들이라는 식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스토리 전개도 나름 뒷받침이 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와 별개로 '아노말리스'의 마감은 썩 눈에 밟힌다. 어쨌거나 '미소녀'를 앞세운 타이틀인 만큼 플레이하면서 레오나의 다양한 의상을 얻게 되는데, 조금이라도 펄럭거리는 옷이 나오면 그 옷자락이 안에 껴입은 옷이나 벨트를 통과해버리는 현상들이 너무도 자주 발견된다. 노출도가 높아지면 방어력도 높아지는 미소녀 게임의 공식(?)에 충실하기 때문에 나중에는 다 미니스커트 차림이 되기는 하지만, 그 중간에 입게 되는 옷들에 자주 그런 문제가 발생하니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바람머리에 시큰둥한 인상이라는 유니크한 속성의 미소녀인 레오나를 어떻게 꾸며봐야 더 그럴싸할지 고민하는 것도 이 게임의 큰 재미 중 하나다. 그런데 그 재미가 깎이는 셈이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어정쩡했던 모션이나 애니메이션이 점점 더 눈에 밟히는 스노우볼까지 굴러간다.

이런 허술한 마감은 초중반을 지나, 후반부에서도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초반의 그 절묘한 레벨 디자인은 점차 줄어들고, 다소 억지스러운 적과 구조물의 배치가 이어진다. 멀리서 갑자기 텔레포트로 찌르고 들어와서 미리 보지 않았으면 맞을 수밖에 없는 적이라던가, 이런저런 잔해들이 가득한 지하철 차량에 응시자와 투명해졌다가 덮치는 적들을 배치해서 어떻게든 한 방 맞게 되는 상황을 연출하는 식이다. 통상 그런 적들에게 대비할 수 있는 수단이 주인공에게 있어야 하지만, 주인공의 변이 스킬은 함부로 쓸 수 없기 때문에 결국 몇 번은 억지로 맞으면서 갈 수밖에 없었다. MP는 자연회복을 하자니 느리고, 빠르게 회복하려면 체력을 깎아야 하는데 가면 갈수록 체력 회복에 투자할 돈은 줄어들어서 정말 거의 모든 상황에 칼패링을 할 정도가 아니면 심리적으로 굉장히 갑갑해진다.
그런 단순 점프 스케어 구간이 계속 이어지면서 피로도가 높아지는데, 이를 어떻게 수습할 방법을 찾지 못했는지 결국 후반에는 그냥 싸울 필요는 거의 없이 길만 찾아서 가는 구간이 늘었다. 적들이 대거 등장은 해도 강제하지 못하니, 그들보다 대체로 빠른 레오나가 그냥 무시하고 넘어간 뒤 빠르게 이야기만 풀어가는 식이 된 것이다. 이를 잘 포장하면 고전적인 런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게 반은 강제하는 그런 디자인으로 변하기 때문에 어설픔을 가리기 위한 레트로의 느낌에 가까웠다.
그리고 사전 체험 빌드에서는 최적화 이슈도 있었다. 첫날에는 갑자기 아노말리들이 경계를 넘어서 대거 출몰할 때 총을 쏘면 일순 스터터링 현상이 발생하는 일도 있고, 일부 복잡한 구간에서는 다음 장소로 넘어갈 때 로딩 화면에서 게임이 멈추기도 했다. 이 부분은 플레이 중에 패치를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됐던 만큼, 정식 출시 때 빠르게 조치가 되리라 기대한다.


장르 팬이라면 눈여겨 볼 법한 '아노말리스'알고도 먹는 왕도적인 맛과 기본기, 절묘한 컨셉과 B급 감성의 조화

아마도 최근 서브컬처에 입문했던 유저라면 조금 당혹스러울지 모르지만, 올드 유저라면 '후류'라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짐작했을 것이다. 그간 제작한 게임들이 덕심을 자극하는 소재와 이야기는 확실히 가져오지만, 어딘가가 삐끗해서 아쉬운 부분들을 매번 보여주던 회사이기 때문이다.
그런 평을 줄곧 들으면서도 그간 JRPG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이고, 이제 TPS 어드벤처까지 나아갈 수 있던 것은 간단하다. 사람들이 눈길을 주고 관심을 가질 만한 소재를 확실히 캐치하고, 그것을 나름의 방식으로 어떻게든 매력을 어필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번 '아노말리스'도 결은 비슷하다. 그간 서브컬처 팬들이 항상 생각만 하고 실제 작품으로 접하지 못했던 택티컬 미소녀의 초자연 생존 TPS 어드벤처라는 장르에 초점을 맞췄고, 그것을 실제로 내놨다. 그냥 단순히 구색만 갖춘 게 아니라, 왕도적이면서 술술 읽히는 이야기에 다소 특이한 주인공, 그리고 고전적 TPS 어드벤처의 명료한 플레이라는 삼박자로 한 번 탄력을 받으면 쭉 달려가게끔 했다.
물론 어떻게 말해도 현세대 기준에는 떨어지는 느낌의 그래픽 때문에 처음에는 좀 꺼려지고, 후반에 가서 갑자기 꼬이는 레벨 디자인을 겪다 보면 아쉬움은 짙게 남는다. 당장 기술력의 한계는 그렇다고 쳐도, 조금 더 폴리싱을 했다면 훨씬 더 좋았을 법한 구석들이 눈에 밟혔기 때문이다. 이계를 탐사하고 그 비밀을 파헤치며 끝을 향해 달려간 동안, 아쉬움은 더더욱 배가 됐다. 그 뒷심만 조금이라도 더 발휘했다면, 후류가 좀처럼 넘지 못했던 벽을 넘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미소녀 게임을 즐기거나 SCP나 백룸 같은 소재에 관심이 있는 유저라면, '아노말리스'는 충분히 의미 있는 작품이다. 그간 좀처럼 나오지 않았던 로망을 직관적으로 바로 제시하고 있으니 말이다. 다소 어정쩡한 부분들이 처음에 눈에 밟히겠지만, 그 직관적인 레벨 디자인과 키치하게 분위기를 살린 맵 그리고 기묘한 주인공이 더해져서 기이하게 티키타카가 이어지는 왕도적인 이야기를 보다 보면 후반부까지 바로 질주하게 되는 저력도 있다. 체험판도 있는 만큼, 그 단면을 미리 맛보고 결정해보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来源:Inven · 韩国游戏产业 · inven.co.kr